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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낭독, 무덤들 사이를 거닐며

책읽는로원파파

by 로원파파 2021. 5. 9.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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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
지은이 : 박완서

칠십 년은 끔찍하게 긴 세월이다.

그러나 건져 올릴 수 있는 장면이
고작 반나절 동안에
대여섯 번도 더 연속 상연하고도
시간이 남아도는 분량밖에 안 되다니.

눈물이 날 것 같은 허망감을
시냇물 소리가 다독거려준다.

다행히 집 앞으로 시냇물이 흐르고 있다.

요새 같은 장마철엔
제법 콸콸 소리를 내고 흐르지만
보통 때는 귀 기웃여야
그 졸졸졸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 물소리는 마치 다 지나간다,
모든 것은 지나가게 돼 있다,
라고 속삭기는 것처럼 들린다.

그 무심한 듯 명량한 속삭임은
어떤 종교의 경전이나 성직자의 설교보다도
더 깊은 위안과 평화를 준다.
<인생낭독_P.225>

"트렌드의 물결을 타야 돼요.
트렌드를 타고 있으면 반드시 자신이 도전할 수 있는 찬스를 만나게 됩니다. 그걸 붙잡아야죠."
<인생낭독_P.226>

무덤들 사이를 거닐며
지은이 : 임옥당

무덤들 사이를 거닐면서
하나씩 묘비명을 읽어 본다.
한두 구절이지만
주의 깊게 읽으면 많은 얘기가 숨어 있다.

그들이 염려한 것이나
투쟁한 것이나 성취한 모든 것들이
결국에는 태어난 날과
죽은 날짜로 줄어들었다.
살아 있을 적에는
지위와 재물이 그들을 갈라놓았어도
죽고 나니
이곳에 나란히 누워 있다.

죽은 자들이 나의 참된 스승이다.
그들은 영원한 침묵으로 나를 가르친다.
죽음을 통해 더욱 생생해진 그들의 존재가
내 마음을 씻어 준다.

홀연히 나는
내 목숨이 어느 순간에 끝날 것을 본다.
내가 죽음과 그렇게 가까운 것을 보는 순간
즉시로 나는 내 생 안에서 자유로워진다.
남하고 다투거나 그들을 비평할 필요가 무엇인가.
<인생낭독_P.247>

'만일 내가 비라면 물이 없는 곳으로 갈 겁니다.
만일 내가 옷이라면 세상의 헐벗은 아이들에게 먼저 갈 겁니다.
만일 내가 음식이라면 모든 배고픈 이들에게 맨 먼저 갈 겁니다.'
<인생낭독_P.248>

오늘은 많은 페이지를 담게 되었네요 ^^
트렌드의 물결을 타고 있어야 한다는 말과
만일 내가 비라면, 옷이라면, 음식이라면
저도 이렇게 가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해준 책이네요
완독을 하면서 시 하나하나가
낭독자가 남긴 인터뷰 대화들이 참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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